[인턴코너] 리뷰칼럼(김도현) -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제2차 콜로키움 소감문
- 25-10-24 16:32
- 조회87회
관련링크
본문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제2차 콜로키움 소감문
작성자: 김도현(숭실평화통일연구원 인턴)
2025년 10월 17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에서 제2차 콜로키움이 개최되었다. 이번 콜로키움은 「한반도의 기억 – 한국전쟁이 빚어낸 인간의 얼굴들」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전쟁을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현재의 기억으로 재조명한 뜻깊은 자리였다. 발표를 맡은 전순영 박사(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는 한국전쟁의 집단적 트라우마와 남북한 사회가 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설명했다.
발표는 “왜 지금, 한국전쟁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전쟁은 여전히 한반도의 정치적 구조와 사회의식 속에서 살아 있는 기억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남과 북이 각각 ‘남침’과 ‘북침’이라는 상반된 서사를 고수하는 현실은 향후 통일 과정에서 불가피한 충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억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전순영 박사는 ‘공식기억’과 ‘대항기억’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공식기억은 국가나 지배 권력이 주도하여 형성한 표준화된 기억을 뜻하며, 대항기억은 그 과정에서 배제된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의미한다. 전쟁 이후 국가 중심으로 구축된 역사 서술 속에서 수많은 개인의 고통과 희생이 지워졌으며, 이들의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의 핵심은 ‘한국전쟁이 남긴 인간의 얼굴들’이었다. 빨치산과 그 자녀들, 전쟁고아, 혼혈아, 해외입양아, 민간인 학살 유족, 납북자 가족, 북파공작원 등 전쟁의 그늘 속에서 낙인과 차별을 겪으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명되었다. 이들은 한국전쟁의‘비가시적 피해자’로서, 승자 중심의 역사 속에서 오랫동안 외면되어 왔다. 이러한 존재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 목소리를 되살리는 일은 정의의 실천으로 제시되었다.
또한 한국전쟁을 단순한 이념 대립의 결과로만 해석하는 시각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전쟁은 냉전 질서 속 국제적 갈등의 산물이자, 해방 이후 한국 사회 내부의 모순과 폭력이 폭발한 사건이었다. 민간인 희생의 대규모 발생을 특정 이념의 잔혹성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불완전하며, 누적된 분노와 보복의 악순환 속에서 폭력이 재생산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되었다.
발표의 마지막에서는 ‘회복적 정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과거의 잘못을 처벌하는 응보적 정의를 넘어, 피해자와 공동체의 관계를 회복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정의의 형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반성이 아니라, 미래 통합과 평화를 위한 실천적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기억하고, 용서한다”는 문장은 강한 울림을 주었다. 역사 앞에서 모두가 피해자이며, 가해와 피해의 경계는 모호하다는 인식은 과거의 폭력과 상처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야말로 통일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이번 콜로키움을 통해 ‘기억’이 단순히 과거를 되새기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힘임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의 기억을 평화의 기억으로 전환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속에서 잊힌 사람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앞으로의 통일 담론에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한국전쟁의 기억이 단순한 역사 연구의 주제가 아니라, 향후 통일 정책과 사회 통합의 방향을 결정짓는 현실적 과제가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