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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코너] 리뷰칼럼(오채빈) - 숭실평화통일연구원 WECA 공동학술대회 소감문

  • 26-06-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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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평화통일연구원 WECA 공동학술대회 소감문

작성자 :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인턴 오채빈

숭실대학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학부생 인턴으로서, 세계교육문화원(WECA)과 공동으로 진행한 학술대회 "북한 교육의 변화와 도전: 미래세대의 교육 환경과 경험"에 참여한 것은 북한 교육을 훨씬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해 준 경험이었다. 그동안 북한 교육이라고 하면 정치사상 교육이나 체제 유지의 수단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는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북한 교육이 실제로 어떤 정책 변화 속에 놓여 있는지, 또 그 변화가 학생과 교원, 지역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1부의 소주제는 "김정은 시대 교육 환경의 변화"였다. 먼저 신효숙 박사님의 발표를 통해 김정은 시대 북한 교육정책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 북한이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과거의 "전 인민의 인테리화"라는 표현과 달리, 모든 주민을 과학기술 인재이자 지식형 근로자로 양성하겠다는 목표가 교육제도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 기억에 남았다. 12년제 의무교육의 실시, 기술고급중학교 확대, 원격교육 체계 구축, 선택 과목제 도입 등은 북한이 교육을 단순한 이념 주입의 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길러내는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발표를 들으며 동시에 북한 교육 변화의 한계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선택 과목제가 도입되었다고 해도 학생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기보다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제한적 선택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지역별로 교원 수급, 실험 실습 시설, 교육 기자재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제도가 마련되었다고 해서 모든 학교에서 같은 수준으로 실행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특히 도시와 농촌, 중앙과 지방의 교육 격차 문제가 북한 내부에서도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북한 교육의 구조적 어려움을 잘 보여주었다.

김유연 연구원님과 최동호 연구원님의 발표도 흥미로웠다. 토픽모델링을 활용해 팬데믹 시기와 그 이후 북한 고등교육 학계의 "세계 교육발전 추세" 담론을 비교 분석한 발표였는데, 북한 교육 연구에 데이터 분석 방법을 적용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발표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에는 비대면 수업, 정보화, 생물의학 기술, 경영관리 인재 등과 관련된 담론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공학 교육, 실험실 건설, 대학 교원 자격 제도와 같은 내용이 더 부각되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단절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고등교육 영역에서는 여전히 세계적 추세를 관찰하고 그것을 자기 방식으로 수용하려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북한이 "세계적 추세"를 말하면서도 특정 국가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유럽의 어느 한 나라", "아시아의 어느 한 나라"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는 점은 북한의 폐쇄성과 경계심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세계 교육 발전 흐름을 참고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그것이 체제 개방이나 학문적 자유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 고등교육의 변화는 매우 제한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느꼈다. 결국 북한 교육의 변화는 개방과 통제, 현대화와 체제 유지가 함께 작동하는 복합적인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부의 소주제는 "북한 아동·청소년의 교육과 진로"였다. 이시효 연구교수님의 "북한 아동의 지역별 교육 불평등" 발표와 엄현숙 교수님의 "북한 청소년의 진로 결정과 장벽: 고급중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발표를 통해 북한 교육정책이 실제 학생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부가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중심으로 했다면, 2부는 그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 아동과 청소년의 현실에 더 가까웠다. 특히 지역에 따라 교육 기회가 달라지고, 가정 배경이나 경제적 조건이 진로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북한 사회에서도 교육이 더 이상 완전히 평등한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무상 의무교육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학교 간 격차, 지역 간 격차, 사교육과 입시 경쟁, 교원의 질 차이 등이 존재한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교육은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영역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평등을 말하더라도 실제 교육 기회가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면 그 사회의 불평등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아동과 청소년의 교육 현실을 다룬 발표를 들으며, 통일과 평화를 논의할 때 제도나 안보의 문제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배우고 자라는지에 대해서도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느꼈다.

3부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함께 북한 교육의 변화와 과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했다. 여러 발표를 들은 뒤 라운드테이블을 보니, 북한 교육을 하나의 방향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이 더 분명해졌다. 북한은 교육 현대화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제도 개편과 시설 개선, 교원 재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경제 제재, 재정 부족, 지역 격차, 디지털 인프라의 한계, 정치사상 교육의 강한 영향력이라는 제약도 여전히 크다. 변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변화가 학생들의 자율성이나 교육의 질적 성장으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북한 교육을 막연한 이미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북한 교육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대적 조건과 경제적 필요, 국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동시에 그 변화는 체제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계도 뚜렷했다. 이 양면성을 함께 보아야 북한 교육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숭실평화통일연구원 학부생 인턴으로서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히 행사를 참관한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평화와 통일 문제를 어떤 태도로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준 자리였다. 북한의 미래세대가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진로를 고민하는지 이해하는 일은 남북관계의 미래를 이해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다. 앞으로도 북한 사회를 단편적으로 바라보기보다, 구체적인 자료와 현장의 목소리, 다양한 연구 방법을 바탕으로 차분히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이번 공동학술대회는 그 출발점이 되어 준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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