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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4] 한반도 통일을 위한 재외동포의 역할 - 삼육대학교 안병삼 교수

  • 25-02-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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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한반도 통일을 위한 재외동포의 역할

 

안병삼 (삼육대학교 교수)

 

 

 

한반도에 기반을 둔 대한민국은 지금 5천 년 역사상 소위 가장 잘나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현재보다 국내적으로 풍요로운 적이 없었고, 국외적으로도 국가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적이 없었다. 한국산 자동차와 전자제품들이 세계를 휩쓸고 있으며, K-Pop, K-Drama K-culture가 세계 젊은이들에게 환호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2024년 아시아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까지 배출한 나라가 되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동·하계 올림픽을 개최하였고,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4강 신화를 이루었다

또한, 2022년 기준 무역 규모 세계 6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회원국이며, 2024~2025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발전한 나라가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수많은 이산가족이 자유롭게 가족을 만날 수 없고, 남북한의 살상 무기들은 상대방을 24시간 겨누고 있다. 지금 역사상 가장 잘살고 있는 우리 세대가 이러한 역사적 아픔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언제 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민족통일, 한반도의 통일은 절대적 가치였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의 통일에 대한 선택적 가치 사고는 널리 퍼져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전혀별로의 부정적 의견을 모두 합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의견이 35%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7년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매우약간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모두 합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36.9%로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20(1929) 사이에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47.4%로 절반 가까웠고, ‘필요하다는 응답은 고작 22.4%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30대에서도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45%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독과 동독의 통일을 통해 통일의 필요성과 가치보다는 통일의 경제적 비용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미칠 세금 부담 등의 경제적 파장과 일시적인 사회적인 혼란과 갈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역시 매우 우려스럽다. 같은 민족으로서의 통일과 완전한 한반도의 영토적 통일을 부정하고 남한은 제1의 적대국일 뿐이라는 적대적 두 국가론은 한반도의 통일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것은 과거 우리 민족의 가치를 내세운 민족주의 기반의 통일전선전술을 폐기하는 통일 포기 선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한은 영토 조항의 신설과 '통일' 표현의 삭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며, 실제로 평양 지하철 '통일역'의 명칭을 '모란봉역'으로 바꾸고, 태권도 품새 '통일'의 명칭 변경을 논의하고,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20252월 북한의 두 국가론을 반영하여 20244월 발행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조선전도에서 남한을 한국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남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통일에 대한 사고 변화를 극복하고 어떻게 통일을 이룩할 수 있을지 심도있게 논의하여 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통일에 대한 논의는 수없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여기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한반도 통일과정 및 통일 이후의 재외동포 역할의 중요성이다. 국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국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지금,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한민족들은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해외에서 새로운 한민족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현재 재외동포는 전 세계 193개국 약 708만여 명(7,081,510)에 이르고 있다. 외국 국적 동포(시민권자) 4,613,541, 재외국민 2,467,96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미국에 사는 재외동포가 2,615,419명으로 36.9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으로 중국에 사는 재외동포가 2,109,727명으로 29.79%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되었고, 장관이 되기도 하였고 육군 장군이 되기도 하면서 현지에서 존경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재외동포들의 활약은 한반도가 어려울 때 빛을 발휘하였고 이러한 도움은 우리가 위기극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한국전쟁에서의 재일동포 참전, 1997년 외환위기에서 금 모으기 운동 및 달러 보내기 운동, 코로나 시기 모국으로 마스크 보내기 등 수없이 많다. 그들은 마치 새와 같은 존재이다. 전 세계뿐만 아니라 남북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동화에 나오는 박씨를 물고 은혜를 갚은 제비가 될 수도 있고, 견우와 직녀의 사랑을 연결해 주기 위해 오작교를 만든 까마귀나 까치가 될 수도 있다. 남북한에 박씨를 물어올 수도 있고 남북한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어줄 수도 있는 그들의 역할은 참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외교적 역할이다. 전 세계 흩어져있는 재외동포들은 각국의 외교적 네트워크를 통해 남북통일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남북이 원한다고 이루어질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국제 사회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재외동포는 각국에서 활동하면서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외교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재외동포들 각국의 신분으로 자국 정부 및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북한과의 외교적 교류를 통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남북 간의 연결고리 및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경제적 역할이다. 재외동포는 해외 각국에서 활동하며 쌓은 자본과 기업 경험을 통해 남북경제 협력 및 통일비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통일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한 상황에서 해외 기업의 북한 투자 및 북한의 인프라 개발이나 무역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문화적 역할이다. 남북한 출신들의 재외동포들이 남북한 사이의 한민족간 이질감을 해소하고 공동의 한민족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세기가 넘도록 각자의 길을 걸어온 남북한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대립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모순점들은 재외동포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한 사이의 윤활유 역할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중립적인 시각을 통해 갈등을 완화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서 살아온 재외동포의 경험은 남북한 융합을 돕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은 해당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를 긍정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고, 남북한의 정체적 상황과 관계없이 한민족 공동체의 일환으로서 통일을 위한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북한의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통일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북한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북한에 뿌리를 둔 중국 재외동포인 조선족,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재미동포와 재일동포 등은 외교적이로나 경제적으로나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남북통일과정에서 작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 출신 알베르토 후지모리가 페루의 54대 대통령이 되어 일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였듯이 미국에 있는 우리 재외동포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 중국의 재외동포가 육군대장이 되고, 일본의 재외동포가 재무장관이 되어 우리 민족과 협력하고 통일을 이루고 통일된 한반도에서 영광의 길을 가는 그 날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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