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11-30 15:30
주제: 북한의 변화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모습
시작일시 : 2022년 11월 30일 15시 30분
장소 :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501호
종료일시 : 2022년 11월 30일 17시 30분
카테고리 : 평화통일포럼
주제: 북한의 변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모습
강사: 태영호 국회의원
Review _ 박수민 인턴, 오다은 인턴
지난 11월 30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주최로 제61차 숭실평화통일포럼이 개최되었다.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국회의원은 ‘북한의 변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모습’을 주제로 진행하였다. 특강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한반도가 평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포럼은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전수미 교수의 사회 아래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서문기 원장의 환영사로 시작하였다. 서문기 원장은 “숭실대학은 민족 분담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에 대한 소명과 유구한 전통이 있는 학교로 태영호 의원을 모시고 북한의 변하는 모습과 변하지 않는 모습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전했다.
태영호 의원의 약력
주덴마크북한대사관 서기관
주스웨덴북한대사관 서기관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
제21대 국회의원
제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의원, 간사 역임
1. 북한의 현실 진단
태영호 의원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장에 딸을 데려온 사진을 두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성년자 딸에게 장성들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은 기존의 가부장적이고 유교 질서가 강한 북한 사회에 있어 보지 못했던 모습이라 말했다. 김일성,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백두혈통이라도 주변 간부들이 미성년자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기보다 유교 질서에 따라 어린 이들이 먼저 인사했다. 그러나 할아버지 뻘에게 인사받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의 모습이 북한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북한에서도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따져보았고, 실제로 북한에서도 월드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월드컵을 볼 수 있는 비용을 내지 못해 피파의 허락 하에 한국 티비에서 방영하는 것을 하루 뒤에 본다고 했다. 특히 ‘한국’, ‘남조선’, ‘대한민국’ 팀이라 말을 하지 못해 대개 ‘한개팀’이라 말하며 중계를 이어 나간다고 말을 전했다. 또한 전과 달리 무관중으로 월드컵 예선 경기를 이어 나갔는데, 한국이 가진 소프트파워에 대한 김정은 당국의 두려움에 기한 선택이라 답했다. 김일성, 김정일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진 한국의 문화가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차단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2. 현재 남북관계의 현실
현재 남북관계는 10년 전에 비해 굉장히 냉각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적대적인 분단이 고착화된 데에 이어, 미국과 중국 사이 새로운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발생한 새로운 갈등 등으로 남한 정부가 정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대단히 좁아졌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이어서, 마르크스-레닌, 마오쩌둥주의와 비교한 김일성 김정일주의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북한은 김씨 일가가 현재 북한의 구조에 있어 절대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중국은 시진핑에 저항하여 시위가 발생하는 등 이전 공산당 지도체제를 평가하고 저항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가족 내부의 세습으로 지도부를 이어왔으며, 주체 사상은 논쟁 대상이 아니기에 지도부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저항시위 역시 발생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 체제에서 가장 큰 특성으로 ‘신격화’를 언급하며 절대 지도자가 틀릴 수 없다는 생각이 공공연한 게 다른 공산주의와의 차이점이라 말했다.
3. 북한의 변화상
계속해서 북한의 ‘금연법’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담배 사랑과 함께 언급했다. 금연법은 북한에서 2020년 11월에 제정되었는데, 극장 등의 공공장소, 보건기관, 교육시설 등에 흡연금지장소를 지정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라 설명했다. 과거 김일성∙김정일 때에는 법을 만들면 최고지도자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금연법으로 티비에서 공익광고를 하고 캠페인을 이어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병원 등의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는 모습이 나온다고 말하며, 이것이 선대와 달리 김정은 식으로 통치하는 새로운 체계라 설명했다.
남한의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을 북한과 비교해보았을 때 북한은 형태적으로 신분제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게 들어가보면 구체적으로 신분이 나뉘어 있다고 덧붙였다. 출신에 따라 교육과 취업이 결정되는 걸로 보아 혈통과 출신이 대단히 중시됨을 말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외국어를 잘해서 외교관이 되고 싶다해도 외교관이 될 수 없고, 특정 계층만 외교관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일본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은 대개 재일교포들인데, 단순히 이들이 일본어를 잘한다고 해서 외교관을 될 수는 없다고 했다. 핵심 계층 안에서 선발해 경쟁을 통해 권력의 상층부로 올라갈 수 있고, 이 경쟁의 사다리는 몇몇 특정 계층의 사람들에게만 제공된다는 점을 덧붙였다.
북한의 당규, 당원과 그 구조를 살펴보면 특이한 게 있는데, 바로 김씨 일가의 말이 모든 최상위 법이라는 점은 꼽았다. 당규가 있고, 헌법이 있고, 의회가 정한 법령이 있고, 조례가 있는데, 특히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처럼 지도자의 말이 당규나 국가의 헌법 위에 있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에서 사설 제목으로 ‘보이지 않는 대결, 소리없는 전쟁’ 이라고 적었다. 북한에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압록강 두만강을 몰래 넘어 중국으로 넘어가 경제활동을 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를 김정일은 일정 부분 수용했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후 이러한 불법적인 경제 활동이 북한 체제 존속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북한과 중국 경계 철조망을 강화하는 등 강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태영호 의원은 남녀관계 및 결혼문화 등이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재 북한 실정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고 했다. 외국 회사 상표가 드러난 옷을 집에서는 입어도 바깥에 는 입고 나가지 않도록 부모들이 가정에서 통제하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엔 더 이상 부모들이 이를 통제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교육기관과 정치 단체에서도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건 여전히 금지되어 있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더 이상 통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한국식으로 성씨를 표현하는 것은 최고 수준의 처벌 수위이고, 북한 2030 젊은 세대들 역시 남한의 영화, 드라마를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으로 한국 문화가 유입되는 걸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막고 있으나, 2030 M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북한의 현행 교육과도 관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북한의 무상교육과 다양한 복지 시스템 등의 내용을 교과서에서 배우지만 이것이 북한의 현실이 전혀 맞지 않으면서 모순되는 교육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반미∙반한 교육을 받으면서도 컴퓨터를 배우면서 영어를 공부해야하는 상태이고, 오래 전부터 북한에선 영어가 제1외국어 역할을 해 영어를 잘해야 출세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위에서 내려오는 북한의 사상 선전이 거짓임을 깔고 들어간다는 점을 언급했다.
창조적 접근을 통한 해법 마련 필요성
향후 한반도 평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의견 나누기
태영호 국회의원은 헌법에 남북한 사람들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지고 있음을 들며, 북한에서 온 탈북민들과 다른 국가에서 온 한국인들에 대한 정착권이 다른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한국 땅으로 섣불리 탈북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한국 땅을 밟으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태영호 국회의원은 북한인들이 남한인들을 알아가는 것과 남한인들이 북한인들을 알아가고 있는 것에는 그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인식이 달라질 수 있으나 남한은 북한의 폐쇄적인 통제로 인해 인식의 속도가 느리다고 전했다.
이어서 특강이 끝난 후 토론이 진행되었다. 토론은 전수미 교수의 사회 아래 서문기 원장과 박성열 교수가 맡았다.
서문기 원장은 태영호 국회의원이 일전에 말한 정치적 엘리트 계층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정치적 지형 변화에 대한 가능성과 남한의 대응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태영호 의원은 이때까지 체제 전환을 이뤄낸 러시아나 동유럽 국가들은 체제가 바꼈을지라도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체제 전환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그 변화를 이뤄낸 것이 과연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는 시민혁명으로 체제전환이 되어 시민 정부가 국가를 운영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공산권 국가들에선 탑다운 방식으로 체제 변화가 일어난 것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북한의 엘리트 층의 생각 변화로 인한 체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한이 정책적으로 북한의 엘리트들과 김정은 간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엘리트 계층의 눈에는 남북한이 통일됐을 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에서 밀려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아직까지 북한의 엘리트 계층들은 복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북한은 조선의 봉건 사회에서 일본의 전체주의 시스템, 그리고 더 전체주의적인 소련에 의해 통치를 받고 이후 김부자가 통치를 넘겨 받았다. 이에 한 번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잠깐 경험했던 동유럽이 받아들이는 것과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열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조직지도제도가 복원된 점을 언급하며 그렇다면 70년 이상 실권 행사를 하고 있는 수령 직할의 서기실과 갈등이 없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이에 북한의 권력실세들 간 갈등이 있는지 질문했으며, 아울러 북한 엘리트 층들 사이에서는 외부의 문화나 한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물었다.
이에 태영호 의원은 조직 지도부가 당의 모든 행정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서기실의 명령은 무조건 따른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서기실이 조직 지도부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명칭들을 변경했는데, 3층 서기실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라고 부르며, 그 밑에 조직지도부로 서열을 정해 지도부를 확립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북한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는 층은 북한 엘리트들이라 말했다. 최신 영화나 드라마를 먼저 접하기 위해선 구매력이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류를 가장 먼저 접하고 호응도가 가장 높은 것이 상류층이라 말했다.
전수미 교수는 먼저 한국의 대북정책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같이 고민하고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남한 정부가 추구해야 될 것이 비핵화인지 핵보유인지에 대해 물었다. 두 번째로 미국에서 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해도 현재 북한은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북한이 어떤 조건 하에서 대화에 나올 수 있을지 질문했다.
태영호 의원은 먼저 남북한 간의 협상의 방법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침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비핵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은 협상 전략이 부재했던 점과 북한에게 제공했던 우리 경제적 인센티브가 약했기 때문이라 말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