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3-04-25 13:30
주제: 북한 도시 분석의 위요圍繞 공간을 넘어서: 관점·영역·방법론의 확장
시작일시 : 2023년 04월 25일 13시 30분
장소 : 숭실대학교 베어드홀 5층 회의실
종료일시 : 2023년 04월 25일 16시 00분
카테고리 : 국내학술대회
세션 1 발제/토론:
함승수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재)통일과 나눔 박사후 연구원) / 김요한 신부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고려대학교 박사)
정원희 박사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선임연구원) / 김일한 교수 (동국대학교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세션 2 발제/토론 :
이시효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 / 김다울 부연구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백명숙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 / 김화순 교수 (성공회대학교민주자료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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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_ 유승현(세션1), 손예선(세션2) 인턴
지난 4월 25일,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이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한 2023 춘계 국내 학술대회가 숭실대학교베어드홀에서 열렸다. 서문기 숭실평화통일연구원장의 개회사로 학술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서문기 연구원장은 학술대회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유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북한 도시의 변화를 정확하게 통찰하여 통일의 시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며 개회 인사를 전했다.
Session Ⅰ 거시적 관점에서 본 북한 도시의 변화
발제 1 함승수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재)통일과 나눔 박사후 연구원)
"ESC 요인에 따른 북한도시의 교육 불평등 현상에 대하여"
세션 1의 첫 번째 발표를 맡은 함승수 연구위원은 왜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지, 왜 3대 부자 세습을 완료하고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인지, 왜 북한은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북한은 교육을 통해 유지가 되고 있으며, 동시에 북한 교육 자체가 구조적 불평등 기반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함승수 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일성 집권 이후 오늘까지 모든 인민들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완전한 의무교육제를 시행하는 등 북한에서 교육 기회 접근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했다곤 하지만 수치를 보면 의문이 생긴다며, 북한의 교육 불평등 현상을 거시적 차원에서 북한 정권별 교육정책의 변화와 미시적 차원에서 일상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표를 통해 북한의 교육 불평등을 수직적, 수평적 요소 두 가지로 분석했다.
‘수직적 요인’은 북한의 교육정책으로 분석했다. 김일성 시대의 교육 정책은 보통 의무 교육을 통한 평등 교육을 지향했으나, 김정일 시대의 교육정책은 ‘수재론’으로 교육 불평등의 씨앗이 되었으며, 김정은 시대의 교육정책은 실용주의적 보편교육으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교육을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통적으로 체제 유지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모든 정책을 체제 유지를 위한 하위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로서 ’국가의 통제 여부‘를 세로축에 두고, 교육의 방향을 ’사상화와 수월성‘을 기준으로 가로축에 둘 때, 통제형 (A 유형), 모순형 (B 유형), 발전형 (C 유형), 자유형(D 유형) 4가지로 유형화 해 북한의 교육을 설명했다. 북한의 교육정책은 A 유형으로 시작되어 고난의 시기 B 유형을 거쳐 현재 C 유형에 있는 동시에 장마당의 등장 이후 부각된 돈주들을 중심으로 사교육 시장이 확장되고 있으며, 북한 사회의 입시열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D 유형이 음성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평적 요인’은 E.S.C 요소로 분석했다. 첫 번째 불평등 변수인 ‘경제력’을 분석해 보았을 때, 고난의 행군 이후 교육은 상당 부분 수익자 부담으로 전환되며 교육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경제력은 교육의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불평등 변수인 ‘사회적 지위’를 분석해 보았을 때,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의 성분 정책에 의한 평등사회를 지향하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는 불평등을 야기하고, 이에 따라 사회경제적은 물론이고 교육에 있어서도 불평등을 고조시킴으로서 사회 발전을 저해시켜 온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불평등 변수인 ‘문화적 지위 (성별 차별)’를 분석해 보았을 때, 북한 사회에선 남녀의 교육 불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사회에 전통적으로 깔려 있는 가부장적 고정관념이 일상생활뿐 아니라 학교에서 경험하는 교육 활동이나 교사의 인식과 행동을 통해서도 형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함승수 연구위원은 교육을 통해 사회가 변화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이 변화하기도 하며 변화된 교육을 통해 길러낸 사람들이 사회를 다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 교육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북한 사회를 이해하는 작은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발표를 끝마쳤다.
발제 2 정원희 박사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정은 시대 시장화와 담론 변화 : 비판적 담론분석을 중심으로"
세션 2의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정원희 박사는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의욕적으로 경제발전을 추진했고, 대북제재 강화 및 2020년 초 국경 봉쇄 조치 이후 생산력이 크게 위축돼 북한 주민 소비 생활이 약화됐다는 점과 공식 담론상 ‘고난의 행군’을 다시 꺼내드는 한편 ‘인민대중 제일 정치’를 내세우며 김정은 권위와 위대성, 체제의 건재함을 끊임없이 선전하고 있고, 평양 및 지방 각지에서 대규모 건설 사업을 벌이며 시각적인 스펙터클을 형성한 것을 김정은의 통치 능력 입증 및 체제 성과로 과시하고 있다는 점들을 연구 배경으로 설명하며 발표를 시작하였다.
본 연구는 비판적 담론 분석(CDA)의 관점에서 김정은 시기 북한의 공식 담론을 살펴보는 일종의 탐색적 연구이다. 비판적 담론 분석의 대표적인 연구 흐름은 1) 변증법적-관계론적 접근 2) 담론 사적 접근 3) 사회-인지적 접근 4) 사회 행위자 접근으로 분류되고, 주요 관심사는 담론을 통해 권력의 구조를 밝히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력자는 담론에 대한 부당한 행위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는데, 담론 통제 결과가 수취자가 아닌 주조자의 이익에만 집중되어 있을 경우 ‘권력 남용’이 확산되며 이는 곧 담론의 ‘조작’과 연결되기 때문에 담론의 조작적 특성 분석을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덧붙였다.
북한의 시장화와 사적 부문이 성장했고, 김정은 시대에 이러한 자본주의적 현상을 통틀어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현상’이라 불렀다. 김정은 정권은 이를 심각한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고 수시로 통제, 단속하며 처벌을 했으며, 최고 지도자의 이미지를 경제 사정과 새로운 시대에 맞게 인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시장화로 인한 주민들의 새로운 영역에서 수평적 관계도 형성이 되었기 때문에 이것이 북한 정권의 기존의 이념적 틀을 변화시킬 밑거름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점들을 연구 설계로 설명했다.
본 연구의 분석 자료는 노동신문의 사설과 논설로 선정했으며,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의 노동신문 사/논설을 언어의 층위에 따라 거시적, 미시적 차원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거시적 차원은 글의 화제, 핵심가치/목표, 도전과제로 나눠 분석을 했다. 기사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화제를 표현하고 글의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중요성의 가중치를 할당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정치 담화에서 제목이나 의제는 권력의 힘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다. 권력자에 의해 결정된 화제는 청자들의 기억과 그 결과로 일어나는 행동, 사회적 권력과 지배 관계의 바탕이 되는 담론의 재생산과 직결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올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그 집단이 무엇을 추구하는가 하는 핵심가치이며,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는 목표와 과제, 활동이라는 개념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핵심가치나 목표의 경우 한 문장 또는 담화의 화제로 등장하여 정치적 행위의 이유나 동기가 주장, 암시됨으로써 조작적인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핵심가치나 목표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여러 가지 어려움, 도전과제 등을 예측하고 해결 방안 등이 언급되는데 노동신문 사/논설에서 도전과제나 어려움은 지도자, 국가의 우월성을 과시할 때 주로 언급되고, 도전과제는 적대세력의 침략행위이자 지도부 능력과 별개로 처한 현실, 내부 몇몇 사상정신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인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미시적 차원은 양극의 단어 표현, 수사적 전략(전제와 토포스, 정치구호, 직유/은유)로 나눠 분석했다. 담론에서 이념적 단어들이 어떻게 조직되어 구조를 이루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집단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에 다른 집단과 구별을 나타내기 위해 ‘우리 대 그들’의 구도를 형성하고, 북한 사회에서 ‘우리 대 그들’ 은 ‘인민 대 자본주의 세력’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담론에 나타난 우리와 그들의 양극화된 표현을 정리하자면, ‘우리’를 가능케 한 것은 현재 김정은을 비롯한 수령의 위업이며, 우리식 사회주의를 위한 필요조건으로 선대 수령의 유산을 토대로 혁명 전통을 이어가며 대중운동을 통해 혁신을 이룰 것을 강조하는 한편 자본주의 제도와 관련된 현상들은 투쟁과 단결을 통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사적 전략 중 전제와 토포스는 널리 인정받는 참인 것 같이 보이는 의견에서부터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이며 여기서 조작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전제가 검증이나 반박의 대상이 되지 않음으로써 전제를 근거로 한 다른 주장들을 당연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정치구호는 최단거리로 화자의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며, 북한에서 정치구호는 권력자의 행위 정당화, 피지배층 참여의 상징으로 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북한 언어는 ‘언어 순수주의’에 따라 고도로 표준화, 의례화된 ‘전체주의 언어’인데 이는 어려운 시기에 대중을 매료하고 활력을 제공하며, 위기 돌파를 위한 해결책 및 미래의 승리를 확신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지도자에 대한 찬사와 인민들에게 주어진 임무들을 설명할 때에도 상투적인 직유법, 은유법이 반복적으로 활용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향후 김정은 정권은 지속적으로 시장화 현상을 관리,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자신의 권력과 체제 안정을 위해 인민을 앞세우는 담론 전략을 구사해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북한이 내세우는 담론의 이면에 깔린 이데올로기나 논리 구조, 표현방식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끝으로 발표를 마무리 지었다.
세션 1 토론
이어서 김요한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과 김일한 동국대 박사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함승수 연구위원의 발제문은 북한 교육의 시대적 흐름과 현재의 문제점을 잘 분석하고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며 자율적 경쟁이 교육현장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자율성은 김일성 시대보다 더 쇠퇴했고, 김정은 시대의 통제와 사상 주입 교육은 김정일 시대보다 더 강화되었으며 북한 교육의 현실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향을 찾는 데 있어 우리는 유엔의 지속 가능발전 목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하면 북한의 교육은 통일 과업의 가장 중요한 분야이기에 북한의 교육을 걱정하며 북한의 교육 환경의 개선과 양질이 교육발전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인데 발제자의 발표를 통해 이를 더 잘 확인할 수 있었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일한 동국대 교수의 토론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정원희 박사의 발제문은 담론분석을 대상으로 시장화를 제시하고 있는데, 시장화 확산을 막고 통제하겠다는 것인지, 시장화와 관련해 또 다른 목적으로 담론을 분석하겠다는 것인지 보다 간명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화와 부패, 북한, 비사반사의 연결고리를 논리적으로 강화하기 충분한 사례와 근거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발제문을 시기별 담론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드러내는데 분석 역량을 집중해 논문의 질을 높이는 것이 어떨지 제안을 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Session Ⅱ 미시적 관점에서 본 북한 도시의 변화
발제 1 발표자 이시효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
"북한 도시 빈민은 어디에 사는가? :위성 사진과 GIS 자료를 활용한 평양 도시 빈곤의 위치와 특성 연구"
발제 1 토론자 김다울 부연구위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시적 관점에서 본 북한 도시의 변화“리는 주제로 진행된 세션2는 이시효 박사의 북한 도시 빈민은 어디에 사는가? :위성 사진과 GIS 자료를 활용한 평양 도시 빈곤의 위치와 특성 연구의 내용 발표로 시작되었다. 해당 연구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서론
폐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북한은 2008년 UN에 제출한 통계자료 외에는 현재까지 주민들의 삶과 빈곤을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를 밝히고 있지 않다. 극심한 통계자료의 부족과 현지 방문의 불가능성은 북한 주민의 인권과 빈곤 극복을 위한 외부의 도움과 관심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해당 연구는 최근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빈곤연구 방법인 위성사진, 지리정보체계,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분석 방식을 적용해 북한 도시에서 빈곤층은 어디에 거주하며 이것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했다.
2002년 공식 시장 도입 이후 북한은 ‘제도화-시장화-사유화’로 진행되는 점진적 이행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는 최악의 빈곤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사회•정치적으로 시장에 적응한 권력층과 ‘돈주(자본가)’, 상인과 그렇지 못한 빈곤 노동자 계층 간의 격차, 공간적으로는 도시와 농촌, 도시 간, 도내 내 장소 간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특히 빈곤과 공간과의 연관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빈곤지역 형성이 자연자본, 사회자본, 인간자본, 정보 및 물리적 자본, 금융자본의 복합적 작용 결과로 일시적 빈곤과 구별되는 만성적 빈곤은 위치와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북한의 빈곤은 일시적 빈곤이 아닌 만성적 빈곤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만성적 빈곤은 위치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북한 빈곤의 만성적 빈곤이라는 특성은 빈곤과 공간과의 연관성에 주목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게 한다.
북한 도시 중 평양은 시장이 가장 발달된 도시로 빈부와 공간 격차가 극명히 드러나는 도시다. 북한의 종주도시화 지수는 4.23으로 한국지수인 2.91보다 1.5배의 집중 속도를 가지고 있다. 북한 도시빈곤에 대한 연구는 통계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범위와 방법론에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평양 연구의 경우 구역별 주택가격과 공간 격차에 대한 선행 연구가 있으나 이는 제한된 인원의 심층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인공위성자료를 활용한 북한 공간연구도 야간조도를 활용한 북한 전반의 지역격차, 대북제재에 따른 불평등과 제재 효과와 같은 거시적 관점을 다루고 있으며, 특정 도시 빈곤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와 달리 최근 기술 발전에 따른 빈곤연구는 개발도상국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해당 북한 도시빈곤연구는 여러 선행연구를 참고하지만, 북한의 특수성을 반영한 새로운 연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통계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방문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연구자들은 평양 도시 빈곤 관련 인공위성사진, 지리 정보시스템, 빅데이터, 평양 이탈주민 심층 인터뷰 자료를 최대한 수집 후 이를 4가지 지표로 분류 분석한다.
2. 대상지와 자료
2.1 대상지
평양 도시빈곤 지역이 형성될 수 있는 도심과 그 주변 386km2이며, 그 중 구분이 가능한 도심 195개 동은 세분화해 분석한다. 평양은 도심을 중심으로 총 18개동과 2개 군(농촌지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양 면적의 많은 부분은 농촌지역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이는 사회주의 이상인 도농 통합도시 실현과 도심 권력층의 식량 수급을 위한 주변 농촌지역이 행정구역으로 편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8년 UN 제출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의 도시화율은 이미 86.7%에 도달했으며, 평양시민의 대부분은 도심에 밀집되어 살고 있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평양에서 도시빈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도심 195개 동을 연구범위로 한다.
2.2.1 Remote sensing (RS)
위성사진에서 도시 빈곤 자료를 추출하기 위해 본 연구는 Google Earth Engine Code를 활용, 이 작업을 통해 연구자는 평양의 야간조도(NTL)와 주간열섬, 동별인구밀도를 추출했다. (주간 열섬은 큰 구별을 보이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야간조도는 도시 경제활동 지표와 함께 평양 주거환경과 시장활동, 저녁시간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전기 보급과 관련이 깊다. 인구밀도 또한 시장활동의 활성화와 관련이 깊다.
2.2.2 지리정보시스템 (GIS) 자료
평양 지리정보시스템(GIS) 자료는 한국 국토지리정보원과 독일 GeoFabric 자료를 사용하였다. 제공 자료에는 건물의 넓이와 높이, 도로, 하천, 철도 등 많은 자료를 포함. 북한 주택가격 형성에 대한 논문과 평양 이탈주민 심층 인터뷰를 근거로 빈곤과 밀접한 연곤이 있는 건물 “면적” 및 “층수”자료를 활용하였다.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땅집 (슬레이트 지붕 단층집)을 공장, 비닐하우스, 단순 구조물 등 주거 용도가 아닌 건물을 제거하기 위해 자료 선별과정을 거쳤다.
163,240개의 땅집 추출. 비닐하우스 및 단순 구조물을 제외 해 총 139,391개 건물을 땅집으로 파악하고 구역별 밀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버스정류장 위치와 동별 활성화 정도를 보여줄 수 있는 POI(point of interest) 자료를 독일 GeoFabrik에서 제공하는 OSM GIS 자료를 활용하였다.
2.2.3. 빅데이터 자료
빅데이터 자료의 활용은 북한처럼 극히 폐쇄적인 지역에 많은 연구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 Stimson Center에서 운영하는 위성사진 위에 북한 도시 내 다양한 시설 정보는 GIS 자료로는 제공이 되지 않아, 이 연구에서의 도시빈곤 지표 중 경제지표, 접근성, 블록 활성화 분석에 활용될 시장, 메뚜기 시장으로 불리는 길거리 시장, 지하철, 백화점, 샵, 식당 정보를 QGIS 프로그램을 활용해 개개 위치값을 입력하였다.
2.2.4. 심층 인터뷰 자료
북한도시 내부 공간과 사회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려움. 통계자료와 선행연구 역시 극히 드물다. 수집한 자료가 도시 빈곤과 어떤 상관관계와 가중치를 가지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움. 도보성을 측정하는 경우, 은행은 공원, 학교, 서점, 유락시설과 같은 점수가 부여되지만 2007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 화폐와 공적은행에 대한 신뢰를 잃은 북한 주민에게 은행의 위치는 삶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 (실재 심층인터뷰 7명 중 6명은 집주변 은행의 존재가 ‘상관없다’고 답했다.)
북한의 특수성과 평양 도시빈곤의 구체적 항목, 개별 요소의 가중치 판단, 최종 결과에 대한 해석을 위해 이 연구는 평양에서 오랜 시간 거주했던 일곱명의 이탈주민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여 자료를 확보했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가중치와 자료해석의 실마리를 얻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 연구방법
공간격차 측정과정은 4단계를 통해 진행된다.
단계1) RS, GIS, 빅데이터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통해 자료와 빈곤과의 연관성을 검토한다.
단계2) 수집된 자료를 도시빈곤에 대한 선행연구와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해 4가지 지표로 분류한다. (주거환경, 경제지표, 접근성, 블록 활성도), AHP 방식 설문조사를 통해 지표 간, 항목 간 가중치를 검토 (각 지표는 측정 알고리즘을 통해 수치화, 지도위 밀도로 표현)
단계3) 네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평양 내 가장 빈곤한 지역의 위치를 찾아낸다.
단계4) 결과에 대한 두 가지 논의 진행한다. 방향1은 머신러닝 기반 상관관계와 회귀분석을 통해 도시빈곤의 성향과 원인 파악한다. 방향2는 평양 이탈주민과 인터뷰를 통해 결과가 가진 의미에 대해 연구자와 함께 해석하는 과정이다.
3.1 4가지 지표 측정
도시 빈곤에 대한 여러 연관 연구들은 서로 다른 측정 지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도시 빈곤에 대한 관점과 도시 자체의 규모, 특성 차이에 따라 발생한다. 이 연구에서는 평양 도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도시 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지표로 ‘주거환경’, ‘경제지표’,’접근성’,’블록활성화’를 구분하고 계산 알고리즘을 설계. 일부 항목에는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면, 항목 간 수치적 차이의 균혀엊ㅁ을 찾기 위해 계산 과정에서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조절과정을 거친다. 측정값은 높을수록 부유한 지역, 낮을 수로 빈곤한 지역이다.
3.1.1 주거환경 측정
주거환경은 물리적 격차를 분석하기 위해 동별 건물 층수 밀도를 측정. 10층 초과 건물, 10층 이하 2층까지 건물, 50m2 이하 땅집, 50m2 초과 땅집으로 분류한다. 각 동별 중산층 이상이 거주할 것으로 보이는 높은 건물의 비율을 빈곤에 양의 영향을 미치는 땅집은 면적으로 나누며, 항목은 가중치 부여했다.
3.1.2 경제지표 측정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경제지표는 도시빈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 연구에서는 공식 ㅣ장, 비공식 ‘메뚜기 시장’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야간조도(NTL)와 자동차수, 트럭수를 각 동별로 추출한다. 항목들은 가중치가 부여되어 더해진다.
3.1.3 접근성 측정
대중교통의 접근성은 인근 직장의 접근성과 일상생활의 편리성 뿐 아니라 정류장 인근 일자리 밀집에도 영향을 준다. 평양 도시 공간의 접근성은 각 동별 기차역, 지하철역, 버스 및 무궤도 전차 정류장 수의 합으로 측정되며, 각 항목은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된다.
3.1.4 블록 활성화 측정
도시 활성화는 밀도, 거주 적합성, 접근성, 다양성으로 나누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이웃과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도시를 더욱 왕성하고 역동적으로 만든다. 평양의 블록 활성화는 각 동의 백화점, 샵, 식당과 그 외 관심지점의 비율로 측정한다.
3.2 Modeling Urban Poverty Map
이 과정에서는 평양 도시빈곤 공간에 대한 4가지 지표를 선정하고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을 측정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다. 이 연구는 중국 도시빈곤의 4가지 복합적 지표를 측정한 Wang의 알고리즘을 참고하여 도시빈곤 공간 지표를 사용한다.
4. 결론: 일부분이나 표본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향후 추가 예정.
4.1 개별 항목 결과
평양 195개 동에 대한 도시 빈곤과 연관이 있는 개별 항목에 대한 밀도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4.2 4가지 지표 결과
향후 측정 알고리즘을 평양 195개 동에 적용해 각 지표별 빈곤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4.3 복합적 빈곤지도
향후 도시 빈곤 공간지표SI를 평양 195개 동에 적용해 종합적 빈곤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5. 논의
5.1 머신러닝 방식 상관관계와 회귀분석 해석
향후 머신러닝 방식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빈곤지수 간 관계성을 파악하고 회귀분석을 통해 북한 도시 빈곤예측과 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수를 분석할 예정이다.
5.2 심층인터뷰를 통한 해석
결론에서는 연구를 요약하고 북한의 특수한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이 만들어낸 도시빈곤의 위치와 특성을 조사한다. 또한 이 연구의 의의와 한께, 향후 연구과제도 다룰 것이다.
<토론>
토론자 김다울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은 평양 내에서의 도시빈곤의 격차에 관한 본 연구의 문제의식이 새롭고 창의적이라는 것을 언급하며 토론의 시작을 열었다. 평양 내에서도 공식부문의 관리를 벗어난 영역이 존재할 수 있으나, 기존 연구에서는 평양 내 격차와 차이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며, 해당 연구의 창의적인 부분을 추가적으로 언급하였다.
그러나, 토론자는 해당 연구는 빈곤을 정량적으로 측정 및 비교하고자 활용한 4가지 지표에 관한 의문사항을 제기하였다. 먼저, 경제성 지수를 측정하고자하는 것이 거주자의 소득을 측정하고자하는지 경제활동의 활성화 정도를 측정하고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4가지 지수가 서로 배타적으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경제성 지수는 개별 동의 수준, 블로 활성화 정도는 상대적 수준이라는 점 외 의미상으로는 유사성이 높아보인다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평양 도시 빈곤 분포에 대해 회귀분석과 탈북자 심층면접을 통한 정성적 해석 두 가지를 실시하는 것은 연구 결과 및 시사점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을 기대했다.
북한은 개발도상국의 경우와 다른 특수성을 가지기 때문에 그러한 점을 고려하여 해당연구는 심층면접을 함께 진행한다고 밝혔다.
발제 2 발표자 백명숙 연구위원 (숭실평화통일연구원 북한도시연구단)
"김정은 시대 북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대한 제도적 분석: 평양시 기업 노동자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 2 토론자 김화순 교수 (성공회대학교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1. 문제의 제기
이제 시장 메커니즘이 북한 사회를 작동하는 동력,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장 메커니즘이 북한 사회의 다양한 변화로 나타났다. 그러나 3대 세습의 견고함도 함게 지속되온 권력은 탄탄해보인다. 그러므로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형성된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이 여전히 상수인 상황에서, 배급제를 대신하여 인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시장이 북한 사회에서 과연 변수가 될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시장을 통한 사회변화 중,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 본 연구는 사회주의적 공간과 체제라는 외형을 유지한 채로 내적으로는 시장 메커니즘을 형성하고 있는 북한의 도시에 이중구조가 있다는 인식에서 시작하여,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북한 도시의 이중적 구조라는 거시적 변화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여러 영역 중, ‘노동’에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공식 및 비공식제도의 상호작용 이론을 활용하여 분석하는 것에 연구의 목적이 있다.
노동을 살펴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노동은 도시의 형성과 유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기제인데, 이는 사회주의 계획을 통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에서나 자본주의 시장의 자생적 원리로 만들어진 도시에서나 모두 동일하다. 우선 자본주의의 도시의 핵심적 기능은 ‘고용의 창출’이다. 도시는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작동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만나고, 일하고 잠을 자는 곳인데 종교적 이유나 정치적 이유로 건설된 도시에서도 노동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도시는 지속될 수 없다.
즉, 노동시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도시는 쇠퇴하게 되고, 노동시장이 그 기능을 잘 발휘하면 도시는 성장한다. 반면 사회주의 도시에서 노동은 체제를 유지하고 국가의 계획을 실행하는 수단이다. 북한의 경우, 노동은 체제의 구성원이자 건설의 주체로 호명 당한 인민이라면 누구나 감당해야하는 의무이며 사회주의 노동은 결코 피해갈 수 없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인해 기업들에 대한 자재공급과 배급이 중단되고 기업 노동자들의 시장으로의 이탈이 발생했다. 이는 사회주의 도시의 시장화라는 거시적 변화가 도시에 사는 행위자들의 일상으로 침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의 연구질문은 이상의 배경을 바탕으로 제시된다.
1) 시장화를 경험한 북한 도시의 이중구조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2) 시장화 이후 평양의 노동시장에는 어떠한 이중구조 패턴이 나타나는가?
해당연구의 접근법은 이론 검증과 예측을 하기에 유용한 패턴 매칭이다. 이론적 패턴과 실증적으로 관찰한 패턴을 비교하고, 양자가 일치하면 가설의 내적 타당성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현상에 대한 패턴도 예측 가능하다. 연구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는 자료는 시장화 이후 북한의 노동을 고찰한 기존 연구들과 북한 원전, 2022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평양에서의 노동의 경험이 있는 8인이 참여한 반구조화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전개된다.
1. 북한의 노동체계
(1) 사회주의 및 북한 도시에서 노동의 의미
일종의 사회계획으로 북한의 도시계획은 설계되었다. 이러한 계획은 사회주의 도시의 경치가 잘 드러나도록 하는 것도시의 중심공간에 김일성 동상이 자리하고, 예술품을 건설하여 강력한 이념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 결과 북한 도시의 중심부는 사회주의 체제의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곳이 되었다. 자본주의 체제의 도시 중심부에 상업 기능이 혼잡하게 모여있는 것과 대조된다.
북한에서의 노동이란, 기존 사회주의 체제의 노동과 그 성격이 유사한데, 북한의 주체적 노동관은 혁신성으로 무장한 근로자들이 노동을 사랑하고 자각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양시키는 자각성과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적 소유에 기초를 두며,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로 축약할 수 있는 집단주의로 구성된다. 북한에서 노동은 국가차원에서 볼 때 산업화와 체제 건설을 위한 불가결의 요소이자 다가올 공산주의 미래를 예비하는 동력이었다. 노동자들에게는 생계유지와 자아발전을 위한 수단이자 정체성 형성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도시의 노동은 자본주의 체제의 노동관느 본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있다.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도시에서는 체제를 유지하며 자본주의 체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 노동력을 경제건설의 핵심적인 원동력으로 배치하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노동력은 국가의 계획에 의해 배치되었다. 북한의 노동을 제도적으로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앙집권적 계획경제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1950-60년대를 거치며 구축된 계획경제에서 국가는 기업에게 하달된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해 생산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공급하고, 기업이 필요한 노동력 규모를 정해서 인력을 배치해주었다. 이러한 북한 노동제도는 단순히 집단적 생산과 배분이 이루어지는 것을 넘어서 주민들에 대한 통제라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2. 이론적 고찰 및 선행연구 검토
(1) 북한 도시의 이중구조
1990년대 경제난을 통해 사회주의 이념의 기초 위에 세워진 북한의 도시에 자생적 시장이 출현했다. 평양만은 다른 지역과 달리 예외적으로 일부 계층에게 배급을 줄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평양 시민들도 시장에서 생존을 이어갔다. 사회주의 이념이 공간적으로 형상화된 북한의 도시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해당 연구는 이러한 현상을 북한 도시의 이중구조로 지칭했다. 이념과 결합된 경제체제를 계획경제, 현실과 결합된 경제체제를 시장경제라고 부르고, 이념과 작동기제의 결합의 결과물을 국영기업으로, 현실과 작동기제의 결합은 종합시장으로 해석하여 이러한 구조가 이중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해당 연구는 평양이라는 도시의 두 이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각축이 일어나는 장을 조명한다. 북한 도시의 노동시장에도 이중구조가 있으며 그 기원은 북한의 도시가 이중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계획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북한 도시의 시장에서도 자본주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노동시장이 형성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중적이며 모순적인 구조가 태동되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그 패턴이 다르다.
3. 분석결과
(1) 사회주의 노동과 비공식 시장활동의 ‘경쟁’
분석결과, 사회주의 이념이 투영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기업소를 통해 동원하는 사회주의 노동은 비공식 시장활동과의 경쟁에서 항상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평양의 ‘혁명의 수도’로서 역할은 주민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며, 다른 지역과 달리 사회주의 노동 동원이 더 강함을 알 수 있다.
(2) 무급으로 진행되는 사회주의 노동을 ‘대체’하는 비공식 시장활동
평양에서 사회주의 노동을 수행한 대가는 노동자들이 생계를 이어가는데 충분하지 않다. 평양에만 유일하게 지급되는 배급도 한 달에 10일 남짓한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알곡류가 전부이다.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무급 노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비공식 시장활동을 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직장이탈을 허용받기 위해 기업소 지배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해야한다. 면담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회주의 노동에 대한 국가의 실질적인 대가가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시장에서의 비공식 경제활동을 하는 이른바 8.3 노동자가 되는 것을 선택한다.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행하는 비공식 노동행위가 사회주의 노동의 작동원리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평양시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노동에서 이탈하여 참여하는 비공식 시장활동을 지원하거나 보호하는 공식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시자 앤의 평판, 명성, 신뢰, 인적 네트워크와 같은 비공식제도가 공식제도를 ‘대체’한다. 무급으로 진행되는 사회주의 노동의 공백을 비공식 시장활동이 대체하는 이유와 비공식 노동행위에 대해 국가가 어떠한 제도적 보호를 하지 못하는 이유, 마지막으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허구의 원인은 동일하다. 사회주의 노동과 비공식 시장활동이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제도와 비공식제도는 양자간 추구하는 목표가 다를 때 서로 경쟁과 수용을 하고 양자간 추구하는 목표가 같을 때 양자간 대체와 상호보완을 한다. 그러나 평양의 도시노동자들은 다른 패턴이 나타나는데, 공식제도와 비공식제도가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도, 북한의 경우 경쟁과 수용이 아닌, 경쟁과 대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도입 이후 북한도시의 노동시장에는 사회주의 노동이라는 공식제도와 비공식 시장활동이라는 비공식제도가 상호작용하였고, 양 제도의 추구하는 목표가 다른 상황에서 경쟁과 대체라는 새로운 패턴이 발견되었다.
4. 결론
북한도시의 이중구조는 도시 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분화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 도시의 노동자들은 사회주의 이념이 투영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사회주의 노동을 요구 받지만, 생존을 위해 도시 내 비공식 시장활동을 통해 잉여자산을 획득해야한다. 그 이유는 사회주의 노동은 사실상 무급노동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노동의 임무를 짊어진 채로 살아가는 평양의 노동자들에게 시장은 생존의 공간인 동시에 착취의 공간이 된다.
<토론>
두번째 세션의 두 번째 주제 토론자로 참여한 성공회대학교 민주자료관 김화순 교수는 필자가 다양한 사회에서의 공식 및 비공식 제도의 상호작용 모델을 제시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언급하며 토론을 열었다.
토론은 사례를 분석한 결과로 사회주의 기업 책임 관리제 도입 이후 평양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에서 사회주의 노동과 비공식 시장 활동이 경쟁과 대체관계를 이루는 새로운 패턴관계를 보인다고 결론 지은 내용을 요약하며 시작되었다. 토론자는 노동의 이중구조라는 표현의 일반적인 사용과 해당 사례에서의 사용이 다르다는 점에서 이중구조라는 표현의 시정을 요구한다. 비공식노동시장에 관한 설명에서도 공식 노동체제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또한 북한 노동 시장 내에 사회주의 노동과 비공식 시장활동이 병존한다는 기술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는데, 북한경제는 계획경제의 토대에 시장경제가 중첩되고 상호침투된 하이브리드 상태라는 것이 대체적인 학계의 의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행사문의 : ssipu@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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