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8.1.] 청년세대의 통일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제언
- 22-08-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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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의 통일공감대를 높이기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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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분단이 된지 77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한반도 통일을 민족적 과업으로 설정하고 노력해 왔다. 그렇지만 통일의 현실은 실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사이에 국민들뿐만 아니라 청년세대들에게 남북한 통일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
2020년에 서울시는 남북교류협력 의식조사 및 통일의식 변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증가했다. 특히 19-29세 연령대 청년들의 41.5%가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민의 25%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2021년에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진행한 통일의식조사에 의하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4.6%이다. 이는 2007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9.4%로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42.9%, 30대는 34.6%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남북한 통일이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응답자가 25.2%로 늘어났고,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25.6%로 증가했다. 이처럼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이 한국 청년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2021년에 남북하나재단은 북한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를 진행하였다. 전반적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을 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1년 기준, 북한이탈주민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1.3%이지만 전체 북한이탈주민 중에 사회취약계층비율이 56%에 달하고 있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란 특수성 때문에 법률 지식의 부재로 각종 사기 및 민·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탈북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여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고자 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고립된 섬’처럼 그들만의 리그로 살아가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들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첫째, 한국 청년들은 남북한 통일 및 평화 이슈에 공감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북한이탈주민 문제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하고 관심이 없다. 둘째, 탈북 청년들은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또한 그들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높다. 이는 한국 청년과 탈북 청년이 서로가 만남이 없고 교류가 없다는 뜻이다. 셋째, 한국 청년들과 탈북 청년들은 서로가 너무 이질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통합의 기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그들을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리더로 세우기 위해서는 리더십 분야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국 청년과 탈북 청년이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하여 2가지 사례에 근거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청년들을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가진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 즉 한국 청년과 탈북 청년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교제하여 통일공감대를 형성하고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 그들이 만나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이해한다면, 무관심의 벽은 무너지고, 공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NGO 넥스트 스테이션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보면 한국 청년들과 탈북 청년들과 디아스포라 청년들이 모여서 교제하고 삶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누가 한국 청년이고, 탈북 청년이고, 디아스포라 청년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다. 2020년 1월부터 그들은 모여서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함께 웃고 웃으며 통일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특별히 코로나19 시즌에는 줌을 사용하여 비대면으로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아무런 목적이 없이 모인 것이 아니다. 한국 청년들과 탈북 청년들과 디아스포라 청년들은 NGO 넥스트 스테이션에서 제공하는 통일리더십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하여 모였던 것이다. 그들은 통일의 관점에서 각자의 목표와 실행전략을 만들어서 실천하며, 리더십 역량을 기르고 있었다. 또한 매달 열리는 통일청년 포럼에 참가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유명 인사들과 청년들의 강의를 듣고,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자기 삶에 적용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NGO 넥스트 스테이션에 속해 있는 청년들은 20명 남짓 밖에 안 되는 소수다. 하지만 그들은 통일리더십을 배운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결속할 수 있었다. 요즘 대다수의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다. 그렇지만 소수지만 통일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은 존재한다. 그래서 그들이 만나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광장을 만드는 것은 청년세대의 통일공감대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청년들이 꿈꾸는 통일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통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있다면 통일의 꿈은 그저 꿈속에서의 꿈이 아닌 현실이 될 확률이 높다. (사) 국제푸른나무재단은 청년들이 통일의 꿈을 실제화할 수 있도록 통일스케치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 세대 청년들이 남북 평화의 시대를 상상하며, 북한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4주 동안 국제개발협력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디자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참여 청년들은 평화 통일 인재로 준비된다. 통일스케치북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평화통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통일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담은 음악 공연을 통해 청년세대와 공감하고, 북한에서 온 청년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2부에서는 지속가능한 남북개발협력 교육워크숍을 진행한다. 북한과 통일 그리고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SDGs 전문가 강의와 워크숍에 참가하고, 디자인 씽킹 전문가 강의 및 북한을 위한 국제개발협력을 위한 아이디어 워크숍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서 청년들은 통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법들을 배운다. 3부에서는 피스 임팩트 데이 및 온라인 전시회를 진행한다. SDGs와 디자인 씽킹 워크숍을 통해서 각 팀별로 구현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지고, 아이디어 결과물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게더타운과 유튜브 및 SNS를 통해 대중에게 공유한다. 청년들은 이와 같이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서 통일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방법과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또한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가진 통일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통일스케치북과 같은 플랫폼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영역에서도 만들어서, 그 영역들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한국의 기성세대가 통일을 여는 세대라면 한국 청년들과 탈북 청년들과 디아스포라 청년들은 통일을 실현화하고 사는 세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부와 사회는 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도움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 통일을 부정적으로 보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시기에, 통일의 꿈을 꾸고 그 길을 걸어가는 청년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귀하다. 중국의 문학가 루쉰은 그의 저서 고향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희망이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에 난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도 희망과 닮은 것 같다. 소수지만 통일의 꿈을 꾸는 청년들이 통일의 길을 내고, 계속해서 걸어가다 보면, 통일의 대로가 열릴 것이다. 결국에는 그 길을 통해서 많은 청년들이 통일의 꿈을 꾸게 될 것이고, 실제의 통일을 이루어 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통일을 꿈꾸는 청년들은 대한민국에게 축복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통일 상상’에서 시작하여 ‘통일 현실’을 만들 수 있는 청년들을 찾고 모으고 도움을 주는데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 위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