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14.] 취임 논평 및 향후 연구원의 발전 방향 - 서문기 숭실평화통일연구원장
- 22-08-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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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논평 및 향후 연구원의 발전 방향
서문기 (숭실평화통일연구원장)
현대사회 조직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어렵다는 설립 및 정착단계를 지나 기존의 성과와 현재의 조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의 원장직을 맡게 되어 무한한 영광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주어진 자리에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열정을 다해 애써 주신 연구원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따뜻한 애정과 합리적 리더십으로 연구원을 정성껏 가꾸어 오신 김성배 전임 원장님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지형의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세계화와 정보화 과정을 거치면서 최근의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통일문제는 지속 가능한 발전모델과 이에 따른 정책설계와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난 세기 냉전과 열전의 변동 속에서 체제경쟁과 압축적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한계로부터 국가발전을 넘어 사회구성원의 삶의 질을 본격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현 단계에 이르는 동안 통일에 대한 기대와 불안은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한편으로는 권력의 주체 및 성격과 사회 내부의 갈등 구조에 따라 통일을 향한 관점과 대응 방식에서 커다란 편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의 강대국에 의한 국제정세와 맞물리면서 통일에 대한 전망은 좀 더 명확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불투명해지기도 하면서 복합적인 함수관계를 배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냉전의 경험을 공유했던 독일의 통일과정은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방식의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통일 이후의 갈등 구조에 대한 학습효과를 가지게 하였습니다. 최근 통일 의식조사에 의하면, 통일의 필요성과 가능성, 그리고 통일 이후 사회문제의 해결에 대한 기대감에서 부정적 인식이 점점 증가하여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그 경향성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통일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통일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설계와 분석 결과에 기초한 발전모델의 제시나 통일 이후에 대한 성찰과 대비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입니다. 심지어 통일의 관점에 대한 논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채 사회적 토대에 대한 깊은 통찰이나 분석이 크게 부재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통일에 대한 시대적 사명과 역사적 과업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고 하겠습니다.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할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것입니다. 민족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이 분야의 선도 기관으로서 2014년에 설립된 연구원은 그동안 남북한 7500만 한민족의 마음을 반영하여 화해와 통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통일정신을 후세에 전해줄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모아 국내외 학술대회와 논평 및 포럼 등을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심층 분석과 학술교류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일선도대학사업』을 통해 남북의 상호협력을 위한 교육 및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연구원 산하에 있는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를 중심으로 통일한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화해와 통합의 창의적인 지도자를 양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서 본 연구원의 연구과제인 “시장이 이끄는 북한도시변화와 도시민의 삶 연구”가 선정되는 등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 심층적인 연구 활동을 진작시키고 학문적 수준을 높이는 데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독창적인 <북한도시연구단>이 출범되어 북한 도시변화와 시장을 중심으로 제도적 변화 및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을 조망해 봄으로써 북한 도시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원은 평양 숭실의 전통 아래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역량을 한곳에 모아 통일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숭실의 주춧돌이 미래 통일한반도의 밑그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저는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의 5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그동안의 소중한 유산을 계승하는 한편 앞으로 나아갈 10년을 준비하기 위하여 ‘통일에서 통합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연구의 세계적 허브’라는 비전 아래 한국 최고의 통일플랫폼을 지향함으로써 연구원의 정체성과 발전목표를 정립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는 한반도 통합모델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혁신적인 교육·연구·봉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통일 비전 및 정책 - 평화학 연구 및 학술지 네트워크 - 기독교 리더십 및 나눔 봉사]의 세 가지 구심점을 바탕으로 ‘진리와 봉사를 세계로’라는 숭실대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1단계에서는 연구원의 센터들이 결합하여 통일에 대한 새로운 분석 틀을 마련하고 학문 간의 융합과 교류를 통하여 미래지향적인 지식과 연구방법론을 창출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통일연구에 대한 연구원의 인프라와 예산 및 조직을 대폭 확충하여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국내외 관련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및 민간기업과의 연계조직에 기초한 수익모델을 통해 산학연 협력체계의 활성화를 도모합니다. 핵심 연구영역은 [ (1) 통일 대비 다학제적 통섭 연구, (2) 남북한 통일과정에 대한 비교분석, (3) 북한 사회에 대한 실증 조사, (4) 통일 이후 사회변동의 연구]로 구성되는 다층적 연구시스템을 통해 통일 [이전-과정-이후]의 단계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발전모델을 구축합니다.
2단계에서는 갈등과 통합에 대한 학문적 정립을 통해 평화학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지구적 관점에서 한반도 중심의 평화구축방안을 마련합니다.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을 반영하여 한반도 분단 갈등, 남북한 지역의 생활세계, 도시 생활, 사상체계, 문화적 가치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학술지를 발간하고 최근 연구 동향과 핵심 어젠다 및 미래 트렌드에 관한 브리프를 확충하여 학술 및 정책 네트워크를 활성화합니다. 나아가 국내외 주요 기관에 <숭실평화통일특강>을 제공하여 선도역할을 합니다.
3단계에서는 차세대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이에 따른 양질의 다양한 교육 및 사회서비스를 제공하여 학문 후속 세대를 적극적으로 양성합니다. 그 결과 연구와 교육, 봉사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여 영역별 성과를 사회적 나눔을 통해 환원하고 기독교 및 NGOs 리더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나아가 한반도 문제에 관한 교내외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여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 활용하는 기초자료센터(DB)를 설립하고 평화통일의 가치를 공유, 확산하기 위하여 <숭실통일리더십연수원> 및 <숭실평화나눔재단> 시스템을 완성하여 저변을 확대합니다.
오늘날 학문의 거대한 흐름은 정보통신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글로벌 지형의 통합과 함께 이전 시기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의 지식폭증과 융합 현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통섭이 강조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되면서 새로운 환경의 도래와 사회 수요 및 가치체계의 변화를 이해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시대적 전환에 따른 창의적인 지식과 인적 자원을 축적하고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싱크 탱크를 향한 혁신적인 노력에 총체적인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본 연구원의 위상이 한국의 근원적인 문화적 경쟁력을 상징하고 통일에 관한 연구, 정책, 교육 차원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글로벌 지형의 발전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관련 분야의 핵심적인 준거 틀로 인정받는 날을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연구원이 더욱 성장하여 통일과 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세계평화의 디딤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